2024년 독서 결산: 올해 인상깊게 읽은 책 10권

 
2024년은 책을 꽤 읽은 것 같다. 내가 읽은 책 내용과 감상을 정리할 겸, 올해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 10권을 꼽아봤다. 밑줄이 가장 많은 책, 나를 바꾼 책, 울었던 책, 모두에게 추천하는 책, 가장 빨리 읽은 책, 가장 오래 걸린 책, 낄낄 웃기는 책, 위로가 된 책, 선물하고 싶은 책, 일할 때 도움된 책 이렇게 10가지 주제로 한 권씩 선정해 보았다.

 

1. 밑줄이 가장 많은 책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2년 가까이하고 있는 달리기를 조금 더 잘해보고 싶어 읽은 책인데, 달리기 이상의 업과 삶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에 감명을 받았다. 2025년 더 열심히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해준 책. 러너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내가 그은 밑줄 중 하나를 소개한다. "만약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달리는 연습을 중지한다면 틀림없이 평생 동안 달릴 수 없게 되어버릴 것이다.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라면 대형 트럭 가득히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그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일뿐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부지런히 빈틈없이 단련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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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를 바꾼 책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에르하르크 톨레

 이 책을 산지는 꽤 되었는데, 당시에는 잘 이해도 안 되고 그냥 좋은 말의 연속이네 하며 그저 그런 철학서로 기억되었다. 그런데 2024년 필사를 하며 읽으니 이 책의 진가를 깨닫게 되었다. 이런 걸 보면 역시 책에도 어떤 타이밍이 있는 게 분명하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당시의 내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그저 그런 책이 되니까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사고하는 방식이 조금씩 바뀌는 걸 느낀다. 어떤 생각이 들어도 그것은 지나가는 생각 중 하나일 뿐 내가 아니다라고 인지하게 된다. 어떤 상황이나 감정, 생각과 나를 동일시하지 않고 거리를 두는 연습을 하게 된다. 이런 깨달음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 전반에 걸친 수련에 가까운 것이므로 아마 이 책은 두고두고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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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울었던 책
<소년이 온다> 한강

 아마 많은 사람들이 24년 이 책을 읽지 않았을까 싶다. 나도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라는 경사 덕분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참 힘겹게 넘긴 책이었다. 그때의 마음 아픈 일을 다시 떠오르게 만드는 작금의 상황이 우리 사회가 그때에 비해 달라진 게 별로 없다라는 씁쓸한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고.. 25년은 부디 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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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모두에게 추천하는 책
<아무튼, 메모> 정혜윤

 연초 제주 여행에 갔다가 독립서점 '소심한 책방'에서 발견한 책. 아무튼 시리즈라 가볍게 읽으려고 했으나, 예상외로 큰 울림을 주었다. 지나온 나날의 사랑과 꿈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 책. 삶에 대해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연말연시에 읽으면 좋을 듯 하다.
밑줄 그은 문장 중 하나를 소개한다. "하나의 사랑에서 무한히 확장되는 사랑, 이 확장의 경험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삶의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꿈꾸는 것도 확장의 경험이다. 개 한마리를 사랑했을 뿐인데 수의사가 되고싶고, 내 동생이 아픈데 사회복지사가 되어 아픈 사람을 돕고 싶고, 형이 장애인인데 다른 장애인에게도 도움이 될 게 분명한 로봇을 만들고 싶고. 꿈꾼다는 것은 더 확장해 보고 싶은, 더 키워 보고 싶은 자신만의 단어를 갖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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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가장 빨리 읽은 책
<돌이킬 수 있는> 문목하

 친구 추천으로 읽게 된 책인데 이틀 만에 다 읽은 것 같다. 반전의 반전.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 같은 상상력에 한국 느와르의 긴박감을 섞은 듯한 SF 판타지 소설. 휴가철 몰입해서 읽기 좋은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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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가장 오래 걸린 책
<부분과 전체>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나의 치우친 독서 편향을 조금이나마 바로잡고자 읽어 본 과학 교양서. 하이젠베르크는 양자역학의 개척자 중 한명인데, 그가 어떻게 물리학을 공부하게 되었는지를 시작으로 일대기 같은 에세이가 쭉 이어진다. 아인슈타인, 닐스 등 동료 과학자들과 나눈 대화들을 비롯해 예술, 정치, 철학을 넘나드는 천재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그런데 너무 어렵다. 이해를 잘 못하고 넘어간 것이 많다. 다시 읽어도 다 이해를 못 할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나중에 한번 더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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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낄낄 웃기는 책
<아홉명의 완벽한 타인들> 리안 모리아티

 작가의 유머스러운 문체와 세밀한 감정 묘사가 나를 단숨에 몰입시켰다. 캐릭터들은 모두 매력 있고, 호주 어딘가에 정말로 살아있을 것처럼 생생하다. 각자가 안고 있는 삶의 무게를 나눌 때 비로소 그는 타인에서 친구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
 

8. 위로가 된 책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브런치 팝업에 갔다가 일본 서점대상 1위를 했다고 하여 호기심이 생긴 책. 평소였다면 제목 때문에 감성팔이 책이구나 하고 그냥 넘어갔을 것 같다. 정말 쉽게 읽혀서 책을 잘 안 읽는 사람도 재밌게 읽을 수 있고, 동시대를 살고 있는 2~30대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2024년 일적으로 힘든 일이 많았던 나에게 따뜻한 위로가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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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선물하고 싶은 책
<금빛 종소리> 김하나

 2024년 실제로 선물을 하기도 한 이 책은 고전읽기의 즐거움에 대해 정말 맛깔나게 알려준다. 잠자기 전 옆에서 도란도란 너가 몰랐던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줄게의 느낌이랄까. 나만 알고 싶은데,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신비로운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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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일할 때 도움이 된 책
<유난한 도전> 정경화

 금융 앱 토스의 시작부터 11년까지의 이야기로, 나와 비슷한 일을 하는 동시대 사람들의 끈질긴 도전과 용기를 엿볼 수 있었던 책이다. 남다른 성취를 만드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까지 노력하는지 그 정도에 대해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의지를 불태우고 싶을 때 읽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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