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지도] 대학로 혜화 분위기 좋은 바 '수도원'

 

오랜만에 대학로에 놀러 왔다.

혜화역에서 내려 올라가자마자 젊은 예술가들과 대학생이 많은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간식거리를 파는 노점들에서 나는 달달한 냄새, 휠체어 그네와 피아노가 있는 마로니에 공원, 골목마다 위치한 연극과 뮤지컬 공연장, 유난히 많은 빨간 벽돌과 담쟁이가 있는 건물들, 낙산공원으로 이어지는 산책로, 개성 있는 상점과 음식점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많은 동네다.

 

이 날은 가족과 커플이 많은 주말이었다.

예매해 둔 연극도 만석이었다.

옹기종기 모여서 연기하는 배우들에 몰입하는 경험은 참 아날로그하다.

 

핏자리아오에서 맛있는 화덕피자와 파스타도 먹고,

낙산공원에서 야경도 구경했다.

 

언제봐도 멋진 낙산공원 야경

 

대학로 혜화 분위기 좋은 바, 수도원

그리고 대학로를 찾은 가장 큰 이유, 수도원에 도착했다!

 

수도원 건물 외관

 

외관은 벽돌 건물에 수도사 캐릭터가 그려진 간판을 달고 있다.

같은 건물에 연금술이라는 바도 있었는데 둘 다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냈다. 

 

수도원은 지하 1층에 위치하고 있어서 아래 계단으로 쭉 내려가야 하는데

이 계단을 내려갈 때부터 인테리어가 심상치 않다.

 

어두운 조명과 울퉁불퉁한 벽돌로 만들어진 벽,

벽에 달린 촛불들이 중세 시대 수도원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

 

내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마치 컴컴한 동굴 속으로 들어간 것처럼 잘 보이지 않는다.

어두운 실내에 눈이 익숙해져야 한다.

바 자리를 제외한 테이블들은 촛불에 의지하고 있다.

바 자리부터 2인, 4인, 6인석까지 테이블은 다양하게 있다.

 

수도원 내부 (사진이 밝게 나온 것이지 실제로는 더욱 어둡다.)

 

음악은 잔잔한 재즈가 흐르고 있다.

나무 테이블부터 의자, 벽, 소품들까지 중세 시대의 수도원을 재현하고자 많은 노력을 한 것 같았다.

신비로운 다른 세계로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예전부터 정말 와보고 싶었던 곳인데 실제로 방문해 보니 기대보다 더 분위기가 좋았다.

 

이곳이 수도원 컨셉을 가지게 된 배경에는 바로 수도원 맥주가 있다.

수도원 맥주는 약 400년 전 중세 시대 실제 수도원에서 만들어 먹던 맥주들을 가리킨다.

트라피스트 에일(Trappist Ale) 또는 애비 에일(Abbey Ale)이라고 불린다.

 

카톨릭 수도사들은 부활절이 다가오기 전 사순 기간 동안 몇 주에 걸쳐 단식을 해야만 했는데

이 기간에 액체만은 허용이 되어서 부족한 열량을 부족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곡물을 넣어 열량과 도수가 높은 맥주를 만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수도원 맥주다.

일종의 액체빵이었던 셈!

 

20세기 초 이후 수도원에서만 생산한다는 희귀성과

특유의 조화로움으로 잘 만든 고품질 맥주로 유명해졌다.

 

베스트말레 트리펠 맛있다..

 

술집 수도원에서는 바로 이런 수도원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우리가 시킨 수도원 맥주는 베스트말레 트리펠과 코르센동크 파터.

베스트말레 트리펠이 내 픽이었는데 역시..

정말 다른 맥주와는 다른 강력함이 있다.

알코올 도수가 9.5도로 꽤 센 편이지만 향긋한 과일향과 고소한 끝맛이 묵직하면서도 부드럽게 감싸준다. 추천!

 

코르센동크 파터는 전용잔이 참 이뻤다.

다리 부분에도 병에 그려져 있는 그림이 새겨져 있었다.

트리펠과 같이 마셔서 그런지 보다 가벼운 느낌이었고, 적당한 달달함이 느껴졌다. 

 

코르센동크 파터(왼쪽), 폰드 트래디션(오른쪽)

 

수도원에서는 수도원 맥주만 파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종류의 맥주들과 와인, 위스키 등이 있다.

 

안주는 조리 하지 않는 술에 곁들이는 치즈나 과일 종류들만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안주 메뉴는 보지도 않았..) 저녁을 먹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벨기에의 또 다른 특이한 맥주 스타일

괴즈를 마셔보고 싶어 폰드 트래디션이라는 맥주를 시켜보았다.

 

도수가 낮고, 적당한 신 맛으로 산뜻하게 느껴졌다.

예상했던 쿰쿰한 향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아쉽..)

 

[출처] 네이버 지도 업체 등록 사진

 

내부가 어두워서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아

네이버 지도에 올라온 업체 등록 사진을 가져와봤다.

 

혜화의 분위기 좋은 이색 바로 수도원을 추천한다.

데이트하는 커플이 제일 만족할 것 같고,

4~6인 테이블도 있으니 소규모 그룹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왁자지껄한 분위기보다는 조곤조곤하게 깊은 얘기하기 좋은 곳이다.

(어두운 곳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비추)

 

특히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중세 수도원 같은 분위기에서 수도원 맥주를 즐기기 위해 꼭 한번 가보시길!

 

 

위치 정보

서울 종로구 동숭3길 16 지하 1층 (4호선 혜화역 도보 5분)

 

https://naver.me/xLWAes0M

네이버 지도

https://place.map.kakao.com/27559253

수도원